본문 바로가기
  • 아름다운 날들을 정리합니다
일상 정리

(서울여행) 정릉은 왜 정릉에 있나?

by 정리하는 남자 2020. 4. 29.

요즘 날씨가 따뜻해서 서울 여행 다니는 게 참 좋아졌어요. 전 서울에서 자랐고, 역사를 좋아하지만 아직도 못 가본 역사유적지가 참 많습니다. 그중에 제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요. 주말에 날씨도 좋아서 나들이 갈 겸 반나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바로 정릉이에요!

정릉은 태조 이성계의 경처(개경에서 만난 부인)로서 두 번째 황후에 오르신 분인 신덕고황후(신덕왕후 강씨)의 능이예요. 

 

정릉은 우이신설선 정릉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예요. 2번 출구로 나오면 정릉에 대한 설명이 간단히 나와 있어요. 

 

정릉 가는 길에 아리랑시장이 있는데 여기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솔루션을 받은 몇몇 음식점도 있고 오래된 맛집도 몇 군데 있으니 출출하신 배를 채우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언덕길이라 걷는게 불편하신 분은 마을버스를 타고 가세요.

이정표가 잘 나와있어서 따라가기만 하면 돼요. 

정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갔더니 15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정릉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댈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작아서 몇 대 못 대요.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릉 입장료

만 25세 ~ 만 64세: 1천원

만 24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무료

성북구민: 5백원

 

참 착한 가격이죠? 이외에도 한복 착용자, 군복 입은 현역군인은 무료입장이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무료 개방일이니 참고하세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넓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도심 언덕배기에 이런 넓은 공간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른 개울이 나오고 그 위로 돌다리가 하나 보입니다. 이 다리는 금천교로 속세와 능역을 구분 짓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이제 본격적으로 정릉의 구역 안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좀 더 차분한 마음을 가지며 다리를 건넜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로 지은 큰 문과 돌길이 보입니다. 

붉은색을 칠한 홍살문은 악귀와 나쁜 액운을 물리치는 의미에서 세운 상징적인 문이에요. 홍살문 위로 기울어진 소나무가 참 멋있었어요. 

왼쪽의 넓은 돌길은 향로예요. 제향시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이어서 걸으면 안 된데요. 오른쪽의 길은 어로인데요, 제향을 드리러 온 왕이 걷는 길이에요. 어로는 걸어도 된다 그래서 걸었더니 왕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로를 따라 걸으면 왼편 언덕 위에 정릉이 보여요. 정릉은 어떤 이유로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걸까요?

신덕왕후 강씨는 태조 이성계의 사랑을 많이 받은 왕비였어요. 그래서 태조 이성계는 조선 왕조 건립에 공을 세운 이방원 대신 신덕왕후의 어린 아들인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했어요. 이방원은 신덕왕후에게 원한을 가지게 되었고, 신덕왕후가 세상을 떠난 후 왕자의 난을 일으켜 이방석을 포함한 이복동생들을 죽여요....

정릉은 그때 당시만 해도 지금의 덕수궁 옆 정동 부근에 있었어요. 정동이라는 이름도 정릉에서 유래된 거고요. 태조 이성계가 신덕왕후를 너무 사랑해서 원래 무덤은 사대문 안에 들이면 안 됐음에도 정동 부근에 정릉을 만들게 돼요.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고 정릉이 가까운 곳에 있는 꼴을 보기가 싫었나 봐요. 그래서 지금의 성북동 정릉 자리로 옮깁니다. 재밌는 건 정릉의 병풍석으로 사용되던 귀한 돌을 청계천의 광통교 돌다리로 사용했어요. 조선 사람들이 돌다리를 건너면서 그 돌을 밟고 다녔고요. 

 

태종의 원한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세상을 떠난 후 신주를 종묘에 모실 때 태종의 친모인 신의고황후만 모시고 신덕왕후는 모시지 않았어요. 이로부터 26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신덕왕후가 송시열 등 신하의 상소로 종묘에 함께 모셔지게 되었어요. 정릉의 역사가 참 기구하죠? 한편으로는 이런 기구한 역사 때문에라도 정릉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정릉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그 모습을 자세히 보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좀 많이 아쉬웠어요. 대신 정릉 오른편 쪽으로 쭉 가면 둘레길도 있는데 30분~ 1시간 코스여서 트레킹 하기도 좋아요. 유럽이나 아시아 여러 국가를 여행해보았지만 우리나라도 좋은 곳이 참 많아요. 자연 속에 있는 역사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왕릉은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정릉도 물론 유네스코의 관리를 받는 세계유산입니다. 

 

코로나 환자가 한자리 수 이내로 낮아졌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조심스럽게 정릉에 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상 서울여행(나들이) 정릉 탐방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팅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아요와 댓글 부탁드려요^^

 

 

댓글